서울 자가 40대 맞벌이 부부 현실 얼마나 벌어야 먹고 살 만할까?
사는 건 버티는 것? 맞벌이 부부의 생활비와 미래 고민을 가지고 있는 86년생 40살 직장인과 88년생 38살 와이프의 고민입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가 “먹고 살 만하다”고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활비, 교육비, 대출 상환, 노후 준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고, 물가와 집값이 크게 오른 지금 맞벌이를 해도 여유로운 생활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1. 현재 상황과 고민
저는 디자이너로서 한 달에 실수령 약 600만 원을 벌고 있고, 아내는 400만 원을 벌어 두 사람의 합산 수입은 1,000만 원 정도입니다.
다행히 서울에 자가 집이 있고 주택담보대출도 모두 상환해서, 이 부분에서는 꽤 큰 부담을 덜었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상황 자체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보면 아직 대출을 갚고 있거나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꽤 운이 좋은 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노후 준비나 아이들 교육비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나이도 마흔이 되어가고,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데,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고민이 자꾸 듭니다.
2. 절약하는 삶
사실 저는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한 달 생활비가 50만 원도 채 안 들 때도 많습니다. 출퇴근도 자전거로 다니며 지하철 요금까지 아끼고, 외식이나 불필요한 소비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제 성향상 돈을 모으는 것에 더 큰 만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저보다 적게 벌어도 여행을 가고, 외식을 즐기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느끼는 거니까요.
3. 사교육비의 현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됩니다. 영어 유치원만 해도 월 200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곳이 많습니다. 조금 아껴서 일반 유치원에 보내더라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영어, 수학 학원은 기본이고 피아노, 미술, 태권도 같은 예체능 학원까지 줄줄이 추가됩니다.
중학생이 되면 월 150만 원, 고등학생이 되면 최소 200만 원 이상을 학원비로 지출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방학 때는 특강비에 추가 학원비, 여기에 아이들 용돈,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 의복비, 스터디카페 이용료까지 더해지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사교육 없이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행학습 없이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남들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안 시키기도 쉽지 않죠.
4. 월평균 생활비
아이가 어릴 때는 생활비 400만 원으로도 버틸 수 있지만, 학원비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600~700만 원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이 추가되면 매달 최소 1,000만 원은 벌어야 ‘먹고 살 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큰 병원비나 갑작스러운 지출 없이 ‘평균적인’ 생활을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축이나 투자 같은 미래 준비는 거의 불가능하고, 아이 교육에 올인하는 구조가 되어버리죠. 결국 부부의 노후 준비는 계속 뒤로 미뤄지게 됩니다.
5.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
결국 “얼마를 벌어야 하나?”라는 질문은 끝이 없습니다. 월급이 늘어나도 지출도 늘어나니까요. 커뮤니티 글에서 본 한 댓글처럼, “얼마를 버는가 보다 주어진 소득 안에서 어떻게 모으고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대학에 진학하고, 독립하기 전까지 지출은 줄어들지 않는데, 그 시점엔 우리 부부의 수입도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엔 지금보다 더 막막한 상황이 올까 두렵습니다.
6. 오해 없었으면 하는 마음
이 글을 쓰면서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건, 혹시라도 제가 “나는 이렇게 절약 잘하고, 집도 있고, 빚도 없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보일까 하는 점인데 절대 그런 의도로 쓴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제 상황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잘 알고 있고,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또, 저는 개인적으로 절약하는 삶에서 만족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저처럼 절약을 통해 안정감을 느낍니다.
결국 각자의 가치관과 우선순위에 따라 살아가는 거니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혹시라도 “너무 자기 기준만 강요하는 거 아니야?“라고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고, 제가 쓴 글도 그저 하나의 생각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의 소득으로도 생활은 가능하지만, 여유롭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교육비와 생활비, 대출 상환을 감안하면 매달 빠듯하게 맞춰 나가는 수준입니다.
“얼마를 벌어야 먹고 살 만할까?”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세후 월 1,200만 원 이상은 되어야 대출 상환, 사교육, 생활비, 저축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지, 그리고 그렇게 번다고 해서 진짜 ‘먹고 살 만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결국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는, 어떻게 지출을 관리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