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도 알코올이 들어간 맥주나 와인을 마실까? 술과 비건의 관계 다시 보기
‘비건’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는 식습관일 것이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은 유제품과 계란까지 지양한다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면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다. 비건도 맥주나 와인처럼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실까?
이 질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언뜻 보면 알코올은 식물에서 유래된 것들이니 당연히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비건의 기준은 단순히 성분의 출처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생산 과정 전반에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이 동물 착취와 무관한가까지도 고려된다.
우리가 흔히 즐기는 술, 특히 맥주나 와인 같은 발효주는 그 원료만 보면 대부분 비건이다. 와인은 포도, 맥주는 보리와 홉, 막걸리는 쌀, 소주는 곡물이나 고구마에서 유래한다. 여기까지는 문제없다. 하지만 술은 원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하나인 ‘정제’나 ‘여과’ 단계에서 젤라틴, 계란 흰자, 또는 어류의 부레에서 추출한 부레풀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들 재료는 맑고 깨끗한 술을 만들기 위한 여과제로 쓰이는데,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알아채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어떤 맥주나 와인에는 비건이 마시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유명 맥주 브랜드인 기네스는 한때 제조 과정에 부레풀을 사용했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2015년부터 이를 중단했다. 그 이후 비건들에게도 선택 가능한 술이 되었다.
술 자체가 논비건일 수 있는 또 하나의 경우는 꿀이나 우유처럼 명확한 동물성 재료가 원료로 들어가는 경우다. 꿀이 들어간 맥주나, 크림 기반의 리큐어는 당연히 비건 기준에서 벗어난다.
게다가 요즘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운영 방식까지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제품은 비건이지만 해당 브랜드가 동물 학대를 조장하는 콘텐츠나 활동을 후원한다면 이를 거부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산미구엘은 제조방식은 비건이지만 투우 경기를 후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희소식도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요 맥주 브랜드 중 카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은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비건으로 분류된다. 소주, 데킬라, 보드카 같은 증류주 역시 대부분 비건에 가깝지만, 일부 브랜드는 확인이 필요하다.
비건 여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선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비건편의점’ 위키나, 해외 사이트인 ‘Barnivore(바니보어)’를 통해 제품명을 검색하는 것. 여기에선 브랜드별로 비건/논비건 여부를 상세히 나눠두었기 때문에 혼란 없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건들은 정말로 알코올을 피할까? 결론은 아니다. 많은 비건들이 술을 마신다. 다만 그들이 선택하는 술은 단순히 맛이나 가격이 아니라, 그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런 변화는 술자리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엔 비건이 함께할 수 있는 안주나 음료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비건 술집이나 비건 프렌들리 펍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마곡에 있는 공간녹음 비건식당에서 술을 마셔본적이 있는데 공연도 있고 맛도 좋은 음식에 만족스러웠따.
술은 단지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태도를 표현하는 한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비건이면서도 술을 마시는 것은 그저 절충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 안에서 충분히 숙고한 선택이다. 알코올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나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일 것이다.
FAQ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는 기본적으로 비건인가요?
알코올 자체는 대부분 식물성 원료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제조·정제 과정에서 동물성 여과제(젤라틴, 부레풀 등)가 쓰인 경우, 비건 기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비건도 와인을 마시나요?
많은 비건들이 와인을 즐깁니다. 다만 동물성 성분이 사용된 와인은 피합니다. ‘비건 와인’이라는 인증을 받은 제품이나, 바니보어 같은 사이트에서 확인한 와인을 선택합니다.
맥주도 비건이 아닌 경우가 있나요?
있습니다. 특히 필터링 과정에서 동물 유래 정제제가 사용된 경우 비건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내외 주요 대중 맥주 중 비건에 해당하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비건 술은 어디서 사야 하나요?
일반 대형마트에서도 비건 술을 판매하지만, 비건 인증이 명확하게 표기된 제품은 드뭅니다. ‘롯데마트’는 일부 비건 와인을 단독 수입해 판매합니다. 확실한 제품은 비건 주류 전문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도 비건 옵션을 찾을 수 있을까요?
비건펍을 방문하거나, 일반 술집에서도 감자튀김, 두부김치 같은 간단한 안주로 대응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기나 계란이 포함된 요리는 사전에 재료를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