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업적 정부가 남긴 성과와 한계 — 이재명 대통령이 새겨야 할 교훈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출발선부터 그를 둘러싼 여러 정치적 논란과 정통성 시비가 따라붙고 있다. 대통령 자리는 국민 모두의 선택이라지만, 대선 과정에서의 법적 시비와 각종 재판들은 쉽게 덮어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참고해야 할 대상이 바로 전임자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의 국정 운영은 빛과 그림자가 뚜렷하게 공존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 상징인 청와대 개방이다.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74년간 권력의 상징이던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개방했다.
이 조치는 단순한 집무실 이전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상징적 탈바꿈을 선언하는 일이었고, 국민들은 그 모습을 인상 깊게 바라봤다.
경제적으로는 코로나 이후 빠른 경기 회복과 함께 방산·무역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특히 방위산업 수출은 폴란드와 중동 국가들과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한국의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원전 수출 역시 재개되어 에너지 협력이 활발히 확대됐다.
청년층에 대한 복지와 양육수당 지급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대도 병행하며 민생을 챙기는 시도 역시 이어졌다.
외교는 윤석열 정부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한미일 공조 복원을 통해 한반도 안보 지형을 새롭게 설계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미일 정상외교의 상징이 되었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한 인도적 지원 약속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중추국(GPS)’이라는 새로운 외교 전략을 내세운 것도 특징적이었다.
미래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이었다. AI·반도체 분야에 국가적 투자를 대대적으로 쏟아부으며 9.4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고, 대통령 직속 국가 AI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이 부분은 한국이 앞으로 세계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성과가 있는 만큼 한계와 문제점도 분명했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이었다. 윤석열은 높은 자존심과 낮은 자존감의 전형적인 인물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자존심은 타인으로부터 존중받으려는 감정이지만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객관화하는 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를 객관화하지 못한 채 자존심에 집착하며 타인과의 소통을 반복적으로 막아왔다.
시민들의 분노도 갈수록 커졌다. 민생 파탄, 굴욕 외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수용, 이념 전쟁을 통한 국민 갈라치기까지 — 그의 정책들은 국민들의 분노를 키웠고 심지어 탄핵 요구까지 이어졌다. 그는 엘리트 학벌 사회의 그늘까지도 보여주었다.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은, 오히려 서울대라는 간판이 더 이상 인성과 지혜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또한, 그는 검찰의 권력 실체를 낱낱이 드러냈다. 사법고시를 통과한 엘리트 법조인들이 법의 본질적 취지보다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검찰 조직이 결국 법의 목적 실현이 아닌 조직보호와 권력 수호를 위한 집단으로 변질되는 모습을 윤석열과 그 휘하 검사들을 통해 국민들은 생생히 목격했다.
그는 국민들을 이념 논쟁으로 끌어들였다. ‘공산전체주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가며 이념 전쟁을 전방위로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오히려 대중들은 공산주의, 이념, 역사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홍범도 장군 논란으로 관련 서적과 영화가 다시 주목받으며 사회적 관심도 불러일으켰다.
민주주의의 취약성 역시 윤석열 정부를 통해 국민들이 체감했다. 48.56%라는 근소한 득표율로 당선된 그는 이후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 속에서도 각종 논란과 정책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며 ‘승자독식 다수결주의’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허점을 많은 국민들이 실감하게 됐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감정과 태도의 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인의 언행은 감정의 절제를 기본으로 하지만, 그는 공개석상에서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치고 국회를 삐딱하게 대하는 등 감정이 실린 모습을 반복했다. 이는 그의 정치력 부족과 언변 한계를 드러내며 국내외 신뢰에도 타격을 줬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다층적인 의미에서 대한민국 현대사에 특별한 흔적을 남겼다. 단순한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빛과 그림자를 철저히 되짚어보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이끌어갈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고, 국민 통합과 사회적 합의를 최우선에 두며, 외교는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고, 민생을 중심에 두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이 반면교사를 마음에 새긴다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