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심리 이중구속과 조현병 심리적 딜레마 – 그레고리 베이트슨
이중구속(double bind)은 인류학자이자 정신의학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이 1956년 발표한 논문, 《정신분열병이론에 대하여》에서 제창한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특정한 인간관계에서 상반되는 메시지가 동시에 전달되어, 그로 인해 수신자가 심리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현상을 말하며 베이트슨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정신분열병(현대의 조현병)과 같은 정신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중구속은 정신의학을 넘어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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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구속의 정의와 예시
이중구속 상황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조건을 포함합니다:
-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전달됨
- 그 행동을 동시에 부정하는 메타메시지가 함께 전달됨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라“고 하면서, 실제로 제안된 아이디어에 대해 “이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모순된 상황은 직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자유로운 발언이나 창의적인 사고를 억제하게 됩니다.
또 다른 예로, 부모가 아이에게 “너는 이제 독립적으로 행동해야 해“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잖아“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처럼 상반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을 잃고, 심리적 불안감을 겪게 됩니다.
이런 반복적인 모순된 상황은 아이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결국 정신분열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베이트슨의 주장입니다.
이중구속과 정신분열병
베이트슨은 이중구속이 정신분열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특히 모자 관계에서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 망상형: 현실로부터 이탈하여 환각과 망상을 경험하는 유형
- 파과형: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며 비합리적이고 무질서한 행동을 보이는 유형
- 긴장형: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강박적이고 경직된 행동을 보이는 유형
베이트슨은 이들 모든 유형이 이중구속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중구속 이론의 한계와 비판
이중구속 이론에는 몇 가지 중요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 첫째, 정신분열병 환자 가족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실제로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둘째, 정신분열병과 무관한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이중구속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중구속과 정신분열병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립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1970년대에 정신분열병을 가족의 탓으로 돌리면서 가족 간의 불화를 초래하기도 했다고 지적합니다.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서의 이중구속
이중구속은 단지 개인 간의 의사소통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적 상황이나 경제적 상황에서도 이중구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가치관과 개인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 또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처할 때도 이중구속적 상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무기력감과 자신감 상실 등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과 이중구속
정신질환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이중구속이 단 하나의 원인은 아니지만, 많은 정신질환 환자들이 이중구속 상태를 경험한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정신질환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정신이 다양한 경험과 반응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각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이 필요합니다.
이중구속 이론은 현대의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남아 있으며 비록 모든 정신질환의 원인을 이중구속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개념은 복잡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의 병리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중구속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